마이웨이 (My Way, 2011)
개요 : 드라마 / 한국 / 137분 / 개봉 2011.12.21
감독 : 강제규
출연 : 장동건(준식), 오다기리 조(타츠오), 판빙빙(쉬라이)
그들이 포기할 수 없었던 건 목숨이 아닌 희망이었다.
1938년 경성. 제 2의 손기정을 꿈꾸는 조선청년 준식(장동건)과 일본 최고의 마라톤 대표선수 타츠오(오다기리 조). 어린 시절부터 서로에게 강한 경쟁의식을 가진 두 청년은 각각 조선과 일본을 대표하는 세기의 라이벌로 성장한다. 그러던 어느 날, 준식은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일본군에 강제 징집되고 그로부터 1년 후, 일본군 대위가 된 타츠오와 운명적인 재회를 하게 된다. 2차 세계대전의 거대한 소용돌이에 던져진 두 청년은 중국과 소련, 독일을 거쳐 노르망디에 이르는 12,000Km의 끝나지 않는 전쟁을 겪으며 점차 서로의 희망이 되어가는데… 적으로 만나 서로의 희망이 된 조선과 일본의 두 청년 국적을 초월한 인간애의 드라마가 시작된다!
이 영화는 정말 평이 극과 극인 영화다.
'일본'이라 하면 무조건 맹목적으로 욕하고 보는 우리나라 사람의 그 안일한 행동 때문이다.
애초에 그 시대에서 조선인과 일본인이 우정같은게 있을리가 있느냐는 말부터해서
온갖 말이 오고간다.
그래서 참 어떻게 말하기 애매한 영화다.
하지만 나는 현대 일본을 그렇게 맹목적으로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독도 문제나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 현대 우리나라의 기업방식들은 일본에서 들여온 것이다.
분명 배울 점 또한 있다.
싫다고 해서 무조건 적으로 배척하는 마음으로는 절대 상대를 이길 수 없다.
뭐든지 그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하고 파고 든 다음에야 따져야 하는 것이다.
일본을 보라. 근거를 만들기 위해 교과서를 왜곡하지 않는가
우리는 근거를 대기 위해 공부를 했던가?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어찌됬든 나는 이 영화를 그런 배타주의적 관점에서 관람하지 않았다.
이 영화가 말하고 싶은 것이 과연 일본은 나쁘고 우리는 착하다 이런 내용인가?
분명 아니다.
김준식과 타츠오를 통해 보여주려고 한 것은 그런게 아니다.
타츠오는 할아버지에게 가해진 도시락 폭탄테러때문에 한국인을 증오했다. 그래서 군인이 되었다.
훗날 마라톤에서 부정한 판정을 받게 되고 그로 인해 난동을 피웠던 한국인들이 모두 일본군으로 징집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장교 타츠오와 한낱 사병 김준식이 만난다.
타츠오는 할아버지에 대한 증오심 때문에 한국인 징집병들을 자살특공대로 착출한다.
물론 김준식도 있었다. 하지만 김준식은 반항하고 탈출을 시도한다.
하지만 김준식은 알고 있었다.
중요한 것은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도 아니고, 국가의 사상도 아니고 애국심도 아니다.
그저 살아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내가 알던 사람들이 죽는다는 것은 가슴아픈 일이다.
다음 날 러시아군의 침공으로 부대는 전멸하고 일본인 한국인 모두 모스크바로 끌려가서 강제 노동을 한다.
그때 먼저 탈출한 친구 '종대'가 이미 이곳에와서 작업반장이 되어있었다.
이 종대라는 친구는 여러모로 변하는 친구다.
전쟁의 상황에서 사람이 얼마나 극단적으로 변할 수 있는지 보여준 인물이다.
러시아 군에게 패한 타츠오는 더이상 장교도 무엇도 아니다.
그저 러시아에 포로로 끌려온 강제노동자일 뿐이다.
그 누구보다도 증오심으로 가득 차서 일본을 위해 목숨도 바칠 각오가 되어있던 그에게
전쟁의 패전과 모스크바에서의 추위와 배고픔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찾아온다.
이곳에서 김준식과 다투게 되어 김준식이 타츠오를 죽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타츠오를 죽이지 않는다.
타츠오는 이때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다.
이때부터 이들에게는 더이상 조국도 전쟁도 무의미해졌다.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무엇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가?
이데올로기가 무엇인가?
애국심이 무엇인가?
애국심으로 무장하고 싸우던 부하와 동료들은 죽음 앞에서 한낮 인간에 불과했다.
모두들 죽음을 두려워했다.
죽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을 뿐이다.
애국심 따위는 다 필요없다. 삶이 중요한 것이다.
다시 전쟁이 시작되고 그들은 러시아를 위해 싸운다.
그리고 결국 전쟁은 참혹한 죽음을 남겨두고 지나갔다.
그 땅에 김준식과 타츠오만 남았다.
김준식은 죽은 독일군의 옷을 입고 독일군으로 향하고, 타츠오도 동행한다.
둘은 더 이상 적 같은게 아니다.
한낱 삶을 추구하는 인간일 뿐이다.
어떤 마을에 도달했을때 쓰러진 타츠오를 한 집에 데려다 놓고
도움을 요청하러 나가지만 독일군에게 끌려가고 만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서 타츠오는 이제 독일군에서 김준식을 그리워한다.
그러다 다른 부대에 있던 김준식을 발견하고 둘은 감격에 겨워한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 전쟁...
단순히 어린 아이일때 만나 달리기 경주를 하던 아이들...
어른들은 그 아이들에게 무엇을 한 것일까?
세상에 날 때부터 사상을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
우리가 갖고 있는 사상이니, 나라이니 하는 것은 우리가 선택한 것이 아니다.
그냥 그렇다고 배운 것 뿐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는 다 같은 인간이라는 것이다.
태어난 나라가 다르다고 해서 누구는 강하고 누구는 약한 것이 아니다.
인간 개개인으로 본다면 모두들 나약한 존재다.
전쟁이 한 나라의 존폐를 결정하는 수단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그로인해 죽은 자들의 삶은 무엇이 될까?
그저 어른이 되어서 전쟁에 참여해서 총에 맞아 죽기 위해
우리는 지금 이렇게 고단한 삶을 살아갔던 것일까?
이 영화가 말하고 싶은건 우리에게 씻을 수 없는 짓을 한 일본인을 미화한 것이 아니라
조선이니 일제니 하는 개념을 떠나서
좀 더 인간 개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인 감상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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